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 나선 한동훈 후보가 나경원 후보를 향해 '공소 취소 부탁' 폭로를 하면서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한 후보는 사과에 나섰지만 당원 게시판에 "탈당하라" 등의 글이 올라오는 등 당 안팎에서 당혹감이 퍼지고 있는 가운데 19일부터 시작되는 당원 선거인단 모바일 투표에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주목된다.
한동훈 후보의 돌발 발언은 앞선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 방송토론회에서 나왔다. 당시 한 후보는 나경원 후보에게 "저한테 본인 패스스트랙 사건 공소 취소해 달라고 부탁한 적 있으시죠"라고 말했다.
2019년 국회 '패스트트랙 충돌 사태' 당시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원내대표이던 나 후보가 특수공무집행 방해 등 혐의로 기소돼 재판받고 있는 가운데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하던 한 후보가 나 후보에게서 이 사건의 공소를 취소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해당 폭로 후 "우리 당 대표 후보가 맞나. 보수정권의 후보가 맞나", "이기적이고 불안하다" 등 나경원 후보와 원희룡 후보가 반발하고 나섰고 소속 의원들까지 "앞으로 누가 당을 위해 앞장서겠냐"는 등 비판에 가세하면서 한 후보는 "신중하지 못했던 점에 대해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사과하고 나섰다.
하지만 패스스트랙 사건으로 현재까지 재판을 받고 있는 의원들이 존재하는 상황이면서 한 후보의 사과는 잘 먹혀들지 않는 분위기다. 당내 친윤, 비윤계 의원은 물론 당 외부에서도 저마다 한 후보의 발언에 대해 공세를 펼치고 있다.
◆비윤계 '김웅'…"청탁 둔갑시킨 것 맞지 않아"
비윤계로 분류되는 김웅 전 국민의힘 의원 역시 한 후보 폭로를 두고 "청탁으로 둔갑시킨 것은 안 맞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김 전의원은 17일 CBS라디오에 출연해 '청탁'이라는 주장이 부적절한 이유에 대해 "당시에 패스트트랙에 올라갔던 법안을 막는 과정에서 그때 원내대표였던 나경원 대표가 가장 앞장서서 나왔다"라며 "그런 과정에서 기소가 된 것이기에 적어도 보수 정당의 가치를 지키고 보수 정당의 대표라고 하는 사람이라면 이 문제를 가지고서 공격을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리고 나경원 의원은 그때는 전 의원이었다"라며 "한 후보가 그때 법무부 장관 시절에 이야기를 했었을 때는 나경원 의원은 의원도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우리 너무 억울한데 이거 좀 어떻게 선처해 달라'라고 이야기할 수도 있는 것이지 그게 무슨 청탁인가"라며 "개인적으로 기소돼 있다고는 하지만 우리 정당 전체, 그리고 당시 원내대표로서 다른 의원들, 기소된 의원들을 자기가 책임지려고 하는 그런 자세에서 나온 거지 청탁으로 보는 것은 조금 무리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천하람, 조원진도 쓴소리 "당 내부에 수류탄 스스로 던져"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와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도 쓴소리를 날렸다.
17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 승부'에서 천 의원은 한 후보의 폭로에 대해 "당 내부를 향해 수류탄을 스스로 던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일로 껴안고 받들어도 시원찮을 나 후보와 완전히 등지게 생겼다"라며 "한동훈 특검법은 무조건 통과될 것이라는 확신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천 의원은 '한동훈 특검법'에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요 이탈표가 8표 이상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일단 나경원 의원은 무조건 찬성을 누르고 시작할 것이며 이철규, 조정훈 의원 등 친윤계 몇 명만 해도 8명은 금방 넘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조원진 대표 역시 18일 YTN 라디오 '뉴스 파이팅'에 출연해 "윤 대통령은 지금 땅을 치고 후회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 대표는 "한동훈 후보가 출마해 윤석열 정부가 잘 됐으면 하는 사람들을 불안하게 한다"라며 "문자(논란)가 나와버렸고 이번엔 나경원 의원에 대한 공소 취소 문제도 얘기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지금 보수 지지자들은 한동훈 후보한테 비밀이 있겠는가, 누가 한동훈 후보하고 중요한 얘기를 할 수 있을까라고 걱정하고 있다"며 "이번에 투표하는 당원들은 '폭로? 지금 막가자는 것이네', '윤 대통령과 여러가지 관계도 다 폭로할 수 있을 사람이네'라는 인식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가운데 국민의힘은 19일부터 20일까지 당원 선거인단 모바일 투표에 나선다. 21일부터 22일까지는 자동응답시스템(ARS)으로 진행되며 일반 국민 여론조사가 실시된다.
국민의힘 차기 당 대표는 당원투표 80%, 일반 국민여론조사 20%를 합산한 결과를 토대로 선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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