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국제고 고시엔 우승] 우승 응원한 어른들, "한일 관계의 미래"

진창수 오사카 총영사, "한일 우호의 상징이 이뤄낸 성과"
이상열 고베 총영사와 민단, "교포, 교민 사회에도 경사"
이한별 기자 2024-08-26 11:57:42
교토국제고 응원단과 같은 옷을 입고 이 학교의 고시엔 결승전을 응원한 진창수 오사카 총영사. 


"한일 우호의 상징인 학교가 이뤄낸 성과라 더 뜻이 깊죠."

한국계 학교인 교토국제고가 일본에서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고교 야구 대회에서 우승하는 기적을 썼다. '여름 고시엔'이라 불리는 제106회 일본 전국 고교야구선수권대회에서 간토다이이치고를 연장 승부 끝에 꺾고 정상에 올랐다.

고시엔에선 현지 한국영사관 관계자, 교민 사회 어른들도 함께 응원을 펼쳤다. 진창수 오사카 총영사도 강종부 교육 영사와 함께 교토국제고 학생들에게 박수를 보냈다. 교토국제고는 애초 우리말과 문화 교육을 위해 세워진 학교인 만큼 재일본 대한민국 민단(민단)이 운영 하는 곳. 진 총영사의 말처럼 한국 정부가 지원하고 가르치는 학교이기도 한 셈이다.

진 총영사는 "대회의 오랜 역사에 비춰보면 더욱 기적 같은 일을 우리 학생들이 만들어냈다. 고시엔 개장 100주년 대회에서 우승, 대회 역사에 길이 남을 업적을 세웠다"며 "이 대회는 일본 공영방송 NHK를 통해 전국에 방영됐다. 한국어 교가가 일본 전역에 울려 퍼진 것도 의미가 크다"고 했다.

진창수 오사카 총영사(왼쪽)와 강종부 교육 영사가 23일 일본 효고현 고시엔 구장 앞에서 고시엔 대회 결승전이 끝난 뒤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재일교포들이 자비로 설립한 교토조선중학교가 전신인 만큼 재일교포들에게도 이번 우승이 감격적이다. 적은 인원과 넉넉지 않은 살림 속에서 일궈낸 성과라 더욱 그렇다. 민단 관계자는 "당당히 한국어로 된 교가를 부르는 모습이 일본 전역에 알려진 건 우리 재일교포들에게 용기와 힘을 줬다"고 전했다. 강 영사도 "교민 사회 역시 관심이 많다. 자부심이 커졌다고들 한다"고 한 마디 보탰다.

사실 한국계 학교라곤 해도 한국 출신 학생은 소수. 수업은 한국어와 영어, 일본어 등으로 진행된다. 대부분이 일본 학생인데 다들 한국어로 된 교가를 부르는 데 스스럼없다. 최근엔 한국 문화가 인기를 끌면서 입학하겠다는 일본 학생이 늘었다는 얘기도 들린다. 이 학교를 한일 우호의 상징으로 꼽는 이유다.

진 총영사는 "한국어 교가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일본인들로부터 응원도 많이 받았다. 그만큼 일본도 성숙한 사회로 발전하고 있다는 증거"라며 "우리 학생들이 한일 관계의 미래다. 이번 우승은 미래 세대가 교류하고 건전한 한일 관계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23일 일본 효고현 고시엔 구장에서 열린 고시엔 대회 결승전 직후 구장 앞에서 만난 이상열 고베 총영사.


이상열 고베 총영사도 이날 고시엔 구장을 찾았다. 인근 지역에서 근무할 뿐 아니라 교토국제고가 관할로 따지면 고베총영사관에 속하기 때문이라 했다. 이 총영사는 "학교, 재일교포와 교민 사회에 정말 경사스러운 일"이라며 "학생과 교원들 모두 수고가 많았다. 축하드린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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