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 금메달리스트' 유승민, 대한체육회장 출사표 "교육부부터 찾아가겠다"

선수·지도자·IOC 선수위원·종목단체장 35년 경력
"학교 스포츠 재정비와 K스포츠 콘텐츠화 추진하겠다"
이한별 기자 2024-09-11 14:37:18
유승민 전 대한탁구협회 회장이 지난 10일 서울 서초구 RSM스포츠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연합뉴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탁구 남자단식 금메달리스트이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으로 활동한 유승민 전 대한탁구협회 회장이 내년 초 예정된 차기 대한체육회장에 가장 먼저 도전장을 냈다.

유 전 회장은 9일 탁구협회 임시대의원총회에서 회장직 사임 의사를 밝히고 체육회 회장 도전을 공식화했다. 3선 도전이 유력하게 점쳐지는 이기흥 현 회장의 강력한 대항마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유 전 회장은 지난 10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IOC 선수위원과 경기 단체장, 2018평창기념재단 이사장 등 경험을 토대로 한 종목이 아닌 전체 체육에 기여할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왔다"며 "주변의 여러 조언도 들어본 뒤 파리 올림픽 이후 출마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2019년 5월 탁구협회장에 오른 유 전 회장은 2021년 11월 선거에서 재선돼 4년 더 임기를 보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와 2020 도쿄 올림픽에서 모두 노메달에 그쳤던 한국 탁구는 파리 올림픽에서 혼합복식과 여자 단체전 동메달 2개를 수확, 12년 만의 최고 성적을 내며 부활했다.

처음으로 세계탁구선수권대회를 유치해 올해 2월 부산에서 연 것도 유 전 회장 체제의 성과였다.

유 전 회장은 "많은 분이 제게 어리다고 하지만, 어린 사람 중 가장 경험이 많은 사람이 저다. 선수부터 지도자, IOC 위원, 경기단체장까지 35년 경력"이라며 "그런 경험에 젊은 세대 다운 창의력, 추진력, 체력 등은 누구와 비교해도 제가 가장 앞선다고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소통도 강점이다. MZ 세대 선수들과 '챌린지'도 같이할 수 있고, 원로님들도 모시고 공경하며 '중간 역할'을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다른 젊은 후보가 나올 수도 있겠지만, 그 젊은 후보가 저만큼 다양한 경험을 지닐 수 있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는 "초등학교 선수 뒷바라지하는 부모님이나 지도자의 마음, 프로 선수와 올림픽 메달리스트, 국가대표 선수의 마음, 행정직 직원의 마음마저 모두 이해할 수 있다"며 현장 곳곳과의 '공감 능력' 또한 장점으로 부각했다.


그러면서 대한체육회장이 된다면 추진하고 싶은 사업으로는 학교 스포츠 재정비와 'K스포츠'의 콘텐츠화를 통한 수익 창출을 우선으로 꼽았다.

유 전 회장은 "학교 스포츠가 완전히 무너졌다. 파리에서 금메달 13개를 따 와서 국민 여러분께 즐거움을 드렸으나 다음 올림픽은 또 모른다. 2050년쯤 가면 선수를 내지 못할 거란 우려가 있다"면서 "학교 스포츠와 클럽 스포츠를 전문화해 어릴 때부터 육성하는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이를 위해 "교육부가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한 그는 "제가 회장이 된다면 교육부부터 찾아가겠다. 학생 운동선수의 전문성을 인정하고 그에 맞는 조처가 나올 때까지 교육부 앞에 텐트를 치고 살겠다는 정도의 각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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