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의 한 평짜리 작업실에서 시작된 손뜨개의 여정이 10년 만에 전국 18개 가맹점을 둔 프랜차이즈 브랜드로 성장했다. SNS 리셀가 30만 원에 육박했던 인기 키링 '블핑이'를 탄생시킨 손뜨개 브랜드 '미미살롱' 이야기다.
미미살롱을 이끄는 이는 이소윤 대표다. 그녀의 첫 창업지는 대구 서문시장 2지구의 월세 10만 원짜리 작업실이었다. 출산을 앞둔 태교 목적으로 바늘을 들었던 손이, 이제는 가맹점주 수십 명과 특허 받은 실을 다루는 브랜드의 대표 손이 되었다.
SNS 키링 열풍의 중심에 있었던 '블핑이'는 미미살롱의 대표 캐릭터다. 검은 털에 분홍 코, 곰과 고양이 사이 어딘가에 위치한 듯한 묘한 외모의 이 인형은, 이 대표와 대구 소품 브랜드 '모남희' 최현정 대표가 함께 만든 손뜨개 인형이다. 첫 출시 당시 손뜨개로 수작업 제작된 블핑이는 수요 폭증으로 품절 사태를 빚었고, 리셀가 11만 원 이상에 거래되며 화제를 모았다.
이후 봉제 인형으로 GS25 편의점에 입점하면서 전국적으로 인지도를 넓혔다. 배우 이시영, 차정원, 김나영 등 셀럽들의 SNS에도 등장해 인기가 급격히 확산됐다.

체육학과를 전공하고 요가와 수영 강사로 활동하던 이소윤 대표는 결혼과 함께 경력이 단절됐고, 그 공백을 메운 것이 뜨개질이었다. "원래 몸을 움직이는 걸 좋아해서 앉아 있는 건 힘들 줄 알았어요. 그런데 태교로 시작한 뜨개질이 인생이 될 줄은 몰랐죠."
창업비는 200만 원에 불과했다. 시작은 소박했지만, 그녀는 직접 실을 개발하고 디자인을 구상하며 브랜드를 키워나갔다. 미미살롱의 전용 실인 '데님얀'은 현재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브랜드의 정체성을 대표하는 제품군으로 자리 잡았다.
현재 미미살롱은 전국에 18개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소윤 대표는 일주일에 다섯 번 이상 각 지점을 직접 방문해 수업을 돕고, 식사를 함께하며 가맹점주들과의 유대감을 쌓고 있다. "우리 지점 대표님들은 단순한 사업 파트너가 아니라 가족이에요. 같이 김밥 먹으면서 수업 이야기 나누고, 새로운 디자인도 함께 고민해요."
이 대표는 "더 많은 점포를 내기보다는 함께하는 분들과 더 단단한 관계를 만들어가는 게 중요하다"며, 연결의 의미를 브랜드의 가장 큰 가치로 삼고 있다. "뜨개는 사람과 사람 사이를 잇는 실이에요. 각자의 외딴 섬 같은 삶이 뜨개의 실을 통해 연결되는 거죠."
미미살롱의 제품 디자인은 단순하고 직관적이다. "복잡하고 오래 걸리는 건 별로예요. 예쁘고 빠르게 완성되는 걸 좋아해요." 미술이나 패션을 전공한 이력이 없기에, 정형화되지 않은 디자인이 오히려 자유로운 창작을 가능하게 했다. 이런 접근은 '이지 니팅(Easy Knitting)'이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들어냈다. 손뜨개를 어렵게 느끼는 이들도 부담 없이 접근할 수 있게 한 점이 많은 공감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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