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여자탁구를 대표하는 신유빈(21·대한항공)이 2025 국제탁구연맹(ITTF) 세계선수권대회(개인전)에서 동메달 두 개를 확보하며 에이스 자존심을 살렸다.
신유빈은 지난 17일 카타르 도하에서 개막한 세계선수권에 여자단식과 여자복식, 혼합복식 세 종목에 모두 출전했다.
매일 2∼3경기를 소화하는 빡빡한 일정임에도 신유빈은 웃음을 잃지 않고 대표팀에 활기를 불어넣는 한편 실력으로 자신의 가치를 입증하고 있다.
신유빈은 21일 잇달아 열린 혼합복식과 여자복식 8강에서 모두 승리하며 동메달 두 개를 확보했다.
세계선수권은 3·4위 결정전을 치르지 않기 때문에 준결승에 진출하면 공동 3위에게 동메달을 준다.
신유빈은 작년 파리 올림픽 때 혼합복식 동메달을 합작했던 임종훈(한국거래소)과 손발을 맞춰 8강에서 대만의 린윤주-정이징 조를 풀게임 대결 끝에 3-2로 꺾고 4강에 올랐다.
2년 전인 2023년 더반 대회 때 8강에서 일본의 하리모토 도모카즈-히야타 히나 조에 0-3으로 완패해 메달을 놓쳤던 아쉬움을 날려버린 기분 좋은 4강 진출이었다.
또 더반 대회 때 지금은 은퇴한 전지희와 여자복식 은메달을 합작한 데 이어 세계선수권 2회 연속 메달이다.
신유빈은 4강 확정 후 "매 경기가 팽팽했다. (임)종훈 오빠가 공격적으로 하지 않으면 진다고 조언해 줘 정신을 차렸다. 자신감을 잃지 않았던 덕에 어려운 흐름 속에서도 이길 수 있었다"고 전했다.
에이스로서 신유빈의 존재감이 더욱 빛을 발한 건 여자복식이었다.
한국 여자대표팀은 신유빈과 2023년 항저우 아시안게임 우승을 합작했던 전지희의 은퇴로 '황금 콤비'가 해체돼 신유빈의 새로운 파트너를 실험해 왔다.
신유빈의 대한항공 선배인 이은혜가 처음 호흡을 맞췄고, 이어 지난 3월 월드테이블테니스(WTT) 스타 컨텐더 첸나이 대회부터 유한나(포스코인터내셔널)가 듀오로 나섰다.
주니어 국가대표 시절 함께 콤비를 이뤄 성적을 냈던 왼손잡이 유한나와 찰떡 호흡을 이루면서 이번 대회에서도 8강까지 순항했다.
8강 상대는 혼합복식 세계랭킹 1위 콤비인 일본의 오도 사쓰키-요코이 사쿠라 조.
신유빈-유한나 조는 WTT 첸나이 대회 준우승으로 세계 30위까지 올랐지만, 오랫동안 호흡을 맞췄던 오도-요코이 조는 쉽지 않은 상대였다.
하지만 신유빈은 유한나와 한박자 빠른 공격으로 3-1로 이겨 4강 진출과 함께 동메달을 확보했다.
신유빈은 승리가 믿기지 않는 듯 여자대표팀 사령탑인 석은미 감독에게 달려가 포옹하며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파트너가 전지희에서 유한나로 바뀌었지만, 신유빈이 2회 연속 여자복식 메달을 수확한 것이다.
신유빈은 동메달 두 개를 확보했으나 여자단식에선 올림픽, 세계선수권과 3대 메이저 대회로 꼽히는 올해 월드컵에서 대회 2연패를 달성한 세계랭킹 1위 쑨잉사(중국)의 벽을 넘진 못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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